2017년 5차 주거환경개선 사업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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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차 주거환경개선 사업을 마치며...

최상민 0 1982 0 0
<사진설명> ‘KEC AMCO 재능기부단’과 함께한 주거환경개선 공사현장


지난 9월 16일 토요일 아침, 마을축사의 소들도 울지 않던 고아읍의 어느 한적한 시골마을이 여느 때와 달리 아침부터 시끌벅적하다.

“혹시 밧줄 같은 거 있으면 빨리 좀 가지고 와 봐! 내 차가 도랑에 빠져버렸어!”

<KEC AMCO 재능기부단>과 주거환경개선공사를 위해 조씨 할머니 댁으로 이동하던 중, 길목이 좁아 그만 한 자원봉사자의 자동차 뒷바퀴가 농수로에 빠져버린 것이다. 뒤이어 속속히 도착하던 자원봉사자들은 부랴부랴 각자의 차에서 줄이 될 만한 것들을 찾아 꺼내오기 시작하였다. ‘저 얇은 줄이 과연 힘을 버틸 수 있을까?’ 라는 모두의 우려와는 달리, 얇은 줄 서너 개를 꼬아서 연결한 밧줄은 생각보다 가뿐히 자원봉사자의 자동차를 밖으로 끌어내었다. 그렇게 우리네의 아침은 작은 소동을 뒤로한 채 분주히 시작되었다.

“어이쿠, 오늘 못 온다던 양반들이 왜 이렇게 많이 왔어?”

한 자리에 모인 <KEC AMCO 재능기부단> 자원봉사자들은 각기 저마다의 방식으로 인사를 건네며 자연스레 전기팀, 도배팀, 아궁이 보수팀, 화장실 보수팀으로 흩어져 주거환경개선 공사를 시작하였다.
겨울날 아궁이의 열기를 감당하지 못해 구멍이 뻥 뚫려버린 바닥장판과, 방안으로 스며들어온 연기를 고스란히 받은 거무튀튀한 벽지는 각각 자원봉사자의 손을 거쳐 반짝반짝 빛나는 장판과 벽지로 새롭게 탈바꿈하였고, 매일 밤마다 하루살이 벌레들과 힘겹게 싸워 온 마당의 낡은 형광등은 마치 맑은 가을햇살을 닮은 LED 등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그렇게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흙을 반죽하고, 아궁이를 보수하며, 낡은 전기선들과 씨름하고 있을 무렵 시계바늘은 어느덧 정각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저 멀리서 <KEC AMCO 재능기부단> 측에서 시켜주신 맛있는 중국음식이 배달되고 있었다.

모두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앞마당에 옹기종기 앉아 점심식사를 하고 있을 때, 조씨 할머니의 아드님께서 냉장고에서 꺼내온 시원한 막걸리로 점심식사가 더욱 풍성해진다.

  점심식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공사는 큰 사고 없이 잘 마무리되었다. 할머니의 감사인사 덕분에 함께 간 자원봉사자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스친다. 그리고 바쁜 와중에도 올해 세 차례 주거환경개선에 도움을 주신 KEC AMCO 재능기부단장님을 비롯한 모든 단원 분들에게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린다.

  공사가 끝나고 돌아오는 차 안, 우리 저마다의 모습이나 이 사회가 마치 여러개의 줄로 엮인 하나의 밧줄과 같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날 아침,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얇은 줄 서너 개가 하나의 밧줄처럼 강하게 엮여 농수로에 빠진 무거운 자동차를 끌어낼 수 있었듯이, 앞으로 우리 기관을 통해 지역장애인과 지역주민이 더욱 강하고 견고한 밧줄처럼 엮여 이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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