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그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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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

관리자 0 2042 0 0
그 남자, 그 여자


글. 엄경숙

종혁씨, 현주씨, 주평씨, 진현씨, 상태씨, 정미씨, 재민씨, 진동씨, 지연씨, 진영씨,

그 가운데 주평씨는 2002년 장애인복지관 주간보호센터 개소 원년 멤버이다.
5년 이용기간을 다 채우고 이웃 시설을 이용하다가 이용순서가 되어 다시 장애인복지관
주간보호센터를 다니고 있다.
10년의 세월이 흘렀고 21살이었던 주평씨는 2012년, 31살이 되었다.

집밖을 나설 때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주평씨 옆을 지켰던 어머니는 10년의 세월을 더 드셨다. 자식 옷자락에 붙은 희미한 실오라기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시던 어머니, 아침저녁으로 직접
운전해서 태워다 주고 데리러 오던 그 노모는 2012년 6월에 자식을 맡겨두고 수장이 되어
이끄는 봉사팀과 여행을 다녀오셨다.
주평씨는 복지관 순환버스를 타고 복지관을 오가고, 어머니는 같은 시기 이용했던
이들의 어머니들과 친목모임과 봉사활동을 하신다.

2003년 가을,
이름을 다섯 번 이상을 불러야 대답하고, 묻는 말에만 천천히 대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반나절(많이 과장함)은 걸렸던 주평씨가 컵을 씻던 내 등을 톡톡 치며 말을 걸어왔다.(어떡하면 좋은가? 했던 말이 생각 안 난다. 그 때의 감동을 재현하지는 못하겠다.)

몇 년 뒤,
하루를 온전히 자식에게 바치며 ‘이것이 내 인생이다’라시던 어머니는 여전한 노력으로
아들의 현미밥 체질개선 성공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어머니 집 방 한 칸엔 서예도구와 가야금이 있는 어머니만의 공간이 만들어졌다.

그 남자,
느리고 겁 많던 20살 소년은 그날 이후로 장난 잘치고 수다스러운 청년이 되었고,
작년 말에 입사한 동갑내기 남자 직원과 매일 기싸움을 벌인다.

그 여자,
자식의 자립심 키우기가 못마땅하셨던 열혈 어머니는 누구보다 복지관 직원의 지원군으로
협력자로 선봉에 서신다. 직원을 믿고 자식을 믿는다.

그렇게
역사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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