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산악회 주왕산 산행기

본문 바로가기
기관소식
개인의 가치존중으로 조화로운 지역공동체 구현. 복지의 질 향상을 위해 구미시장애인종합복지관이 함께합니다.
> 소통 > 기관소식
기관소식

사다리산악회 주왕산 산행기

관리자 0 3049 0 0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준 사다리산악회 첫 산행




청명한 날씨, 모두가 열심히 걷고 이야기했다.

비온 뒤의 청명한 하늘은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의 서먹함을 풀어주고, 불편한 우리들의 걸음을 가볍게 해주었다.
우리 사다리산악회는 올 4월에 회원 모집을 하고, LG산악회와 함께 산행을 준비하여 5월 13일(일)에 대망의 첫 산행을 하였다. 첫 산행이라 회원들의 산행 가능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오르내리기 쉬운 경북 청송군에 있는 주왕산을 골랐다.
LG산악회 부회장님은 휴일에 다른 산을 올라보며 우리가 등산하기 좋은 산을 고르기 위한 탐색을 하는 수고를 해주셨다. 그리고 LG경북협의회에서는 산악회를 연계해 주고, 우리의 소속감을 높여주는 조끼까지 선물해주었다. 이런 분들의 도움과 우리 산악회 회원들의 성실함으로 즐겁고 시원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주며 영차!

뇌성마비로 평길에서도 걷기가 힘든 현우씨는 돌길이 시작되면서는 두 사람이 현우씨의 양쪽에서 부축을 해야 했다. 하산길에는 다리 힘이 다 빠져 곧 주저앉을 것 같아 보였는데 사고도 없이 포기하지 않고 제 시간 안에 집합장소까지 도착하였다. 올해 15살인 미경이는 흙길은 거의 혼자서 걸었는데 체력이 소진되어 마지막에는 LG산악회 회장님의 등에 업혀서 내려와야 했다. 이런 미경이가 업어준 회장님을 옆에 두고는 나에게 초콜릿을 건네주어서 회장님께 고마운 인사를 하기 까지 조금 민망한 시간이 필요했다.
같은 뇌성마비이지만 장애정도가 덜한 대원씨는 대열의 선두를 놓치지 않고 도와주는 짝지가 쫓아가야 할 만큼 건강한 체력을 자량했다. 우리는 연거푸 ‘대원씨, 천천히 가세요.’를 외쳐야 했다.



더불어 산다는 것은......

오른쪽 팔과 다리가 많이 불편한 권기애 회원은 느리지만 끈질기고 긴 걸음으로 3시간 5분인 우리 산행시간의 증인이 되었다. 3폭포로 내려오는 긴 계단의 끝이 바닥과 많이 차이가 있어 내려오는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다. 그 현장에서 우리는 5분도 안 되는 시간동안 인상을 찌푸리고 퉁명스럽게 뒤돌아간 이와 팔을 부축해 준 친절한 등산객을 동시에 보았다.  
숲 속에서는 사람들의 마음이 여유로워 진다는데 다 그런 건 아닌가보다.






보물찾기. 우리 모두는 특별한 존재=보물

3폭포 아래에서 튀어오른 물방울을 맞으며 산악용 도시락을 먹었다. 점심을 먹은 뒤 서로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며 얼굴을 트는 시간을 가졌다. 말을 잘 못하는 영민이도 일어나 고개를 숙이며 ‘안녕하세요’ 인사를 했다. 다음 산행 일정을 의논하고 한라산과 금강산 산행을 목표로 하자는 데 전원 동의를 하고는 기다리던 보물찾기를 했다. 돌멩이를 뒤집고 고사목을 뒤지며 모두들 열심히 보물을 찾는데 LG산악회 회원들은 찾은 보물을 우리 회원들에게 나눠주었다. 무엇이나 우리를 도와주고 나눠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꼭대기까지 못가면 어때? 할 수 있는 만큼 신나게!

계획보다 산행시간이 당겨져 출발이 늦었는데도 목적지인 3폭포 도착시간을 제 시간에 맞추었다. 하산도 계획보다 1시간이 빨랐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쁜 것은 사고 없이 모두가 계획한 산행을 마친 일이다.
이번 산행에서 아직도 몸이 덜 풀린 분들이 있는데 그 분들이 다음 산행을 망설이지 않기를 바란다. 등산은 건강한 사람도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순간을 이겨내는 과정을 거쳐서야 속 시원한 산행을 마칠 수 있다.
산행을 할 때 반드시 꼭대기까지 갔다 와야 하는 것은 아니다. 힘들지만 애 써서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되지 않을까? 그만큼.
자연이 주는 에너지를 선물 받아 충만해진 마음으로 일상을 살아가면 좋겠다. 나에게 사다리가 되어주는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다른 이의 사다리가 되어주기도 하면서 말이다.
모두 반가웠습니다. 고맙습니다.
6월에 만나요.


샤프와 볼펜이 같이 되는 학용품을 보물찾기 선물로 받은 경렬아, 빨간색 볼펜도 있다는 것 잊지 마. 그리고 지나가던 등산객도 따라 부르게 만든 경쾌한 너의 노래, 6월에도 들려주렴. 동호야, 갑자기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던 너를 쫓아 계속 뛰어야 했던 정석문 형 잊지 마.


- 사다리산악회 회원·구미장애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 엄경숙 -


♠ 이날 참가한 분들 : 구미장애인종합복지관 사다리산악회 23명, LG산악회 20명, LG경북협의회 담당 1명

0 Comments
Hot

인기 여성장애인 역량강화 프로그램

댓글 0 | 조회 2,316 | 추천 0
Hot

인기 장애인 산악반 회원 및 도우미 모집

댓글 0 | 조회 2,368 | 추천 0